OTP 에러메시지 dnLd13
라떼는.. 으로 시작하는 문장이 하나의 밈으로 형성된 지도 꽤 된 것 같습니다. 젊은꼰대(?)처럼 보이고 싶지는 않아, 이 말을 안쓰려 상당히 노력하는 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받아들이는 사람 입장에서는 ‘라떼 한 잔 또 타시네’ 라고 생각하기 충분할 것도 같은데요.
아직 젊지만, 더 이상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기 보다 기존의 것을 다지는 편이 익숙하기에 그럴만도 하다고 생각도 합니다.
이, 커피보다 쓴 ‘라떼’는 간혹 세대를 아우르는 경우도 있는데요. 오늘 이야기 할 OTP 역시 그런 것 같습니다. 대학생이 되면서 인터넷뱅킹을 가입했고, 무려 15년 이상을 사용하고 있으니 그간 거쳐간 OTP도 몇 개 인지 모르겠습니다.
왜 라떼가 연관되느냐.. 그 당시 사용했던 OTP는 여전히, 지금도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라떼는 말이야~ 인터넷뱅킹을 하려면~ OTP를 누르고~~”(여기서 보안카드도 한 번 등장해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30대인 제가 이 말을 했다면 20대 초반인 직원도 당연히 알아들을 정도로, 여전히 업무에는 OTP가 계속해서 쓰이고 있으며 오히려 없어서는 굉장히 불편하게 될 정도입니다.
물론 개인적인 은행업무는 생체인증 하나로 대부분의 업무가 처리되기에 모바일뱅킹이 훨씬 편리한 건 사실이라, 업무와 연관이 없다면 ‘라떼’가 맞을 수 있습니다.
어쩌다 한 번 켜는 OTP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이런 뱅킹업무나 본인인증 관련업무에 지난 1~2년 사이 괄목할만한 변화가 생겨난 건 대부분 아실겁니다.
대장 노릇을 하던 공인인증서가 ‘공인’의 위치에서 강등(?)당해, 드디어 간편인증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게 된건데요. 물론, 관련 업무를 진행할 때 불편함 1순위는 공인인증서가 아닌 ActiveX나 설치프로그램인 건 누구나 동의할 겁니다.
(금융인증서를 사용하면, 이런 설치프로그램을 그나마 건너뛸 수 있으니 긍정적이라고 보는 것도 맞을 것 같습니다.)
다양한 플랫폼의 금융인증서들이 날로 편리함을 더해가는 만큼, 기존의 도구(?)들을 사용하는 인터넷뱅킹도 점차 간편해져 가고 있는 느낌이 드는데요.
일정 금액 이하의 이체 시 주 사용 PC인증을 통해 OTP를 생략한다거나 하는 방식도 종종 보이게 됐습니다.
개인적인 뱅킹은 금융인증서나 지문으로 간편하게 로그인과 이체를 하고, 업무상 소액의 이체는 지정PC인증으로 추가인증 없이 이체가 가능하니 다시 OTP를 꺼내는 일이 부쩍 줄어든 것이죠. (몇몇 은행의 뱅킹)
OTP 에러메시지 dnLd13
OTP를 사용하는 인터넷뱅킹의 간략화를 잠깐 이야기했지만, 여전히 업무상 진행되는 이체에는 (내 계좌가 아니니) OTP가 ‘매우’ 필요합니다. 저 역시 업무상 한 달에 한 번 이체하는 일이 있어, 역시 오랜만에 뱅킹에 로그인 해 최종적으로 OTP 발생번호 입력만 남겨둔 상태였는데요.
웬걸, 111111, 222222 가 뜨더니 이내 dnLd13이라는 메시지만 남기고, 익숙한 그 여섯자리 숫자는 보여주질 않습니다.
뒷면에 안내된 메시지는 Lo_bat 과 같이, 배터리가 소진된 경우 에러메시지를 알려주긴 하는데 이 경우는 처음입니다. (키보드를 한글로 놓고 메시지를 쳐 보니 윙13) 읭?
이 OTP는, OTP사용자라면 익숙한 미래테크놀로지의 제품인데요.
이후에 발급받은 OTP가 이트리즈시스템인걸로 보아 우체국에서 공급업체를 바꿨거나 복수사용을 하거나 하는 듯 합니다.
제조사마다 뒷면에 써 있는 날짜가 유효기간인지 발급날짜인지 알 수 없어 답답하기도 합니다.
결국 검색을 통해, 해당 메시지가 배터리의 방전, 외부 충격, 온도나 습도 때문에 오류가 발생한 케이스임을 확인했습니다.
사무실에 가만히 두고 어쩌다 꺼내 한 번 사용하는 OTP가 충격이나 온도, 습도에 영향을 받았다기 보다, 배터리 관계일 거라 추측은 해 보는데요.
한정된 화면 속에 모든 메시지를 안내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어떤 요인때문에 작동이 되지 않는 건지 조금 더 직관적으로 표현되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근데.. 저 메시지 띄울 배터리는 남아있지 않나요? 다른 원리인가요.
마치며
결국, 한 달에 한 번 뿐이라 잊어버리기도 쉬운 그 업무(?)를 위해 다른 계좌에서 진행하게 됐습니다. OTP가 막혀있고.. 대표님은 부재중이시니, 방법이 없었습니다.
라떼로 시작했던 OTP 에러메시지 이야기는, 약간의 볼멘소리만 계속된 것 같은데요. 아마, ‘그 라떼 저도 알아요!’ 라는 분들 역시 비슷하게 공감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이 라떼는 라떼가 아니라 할 수 있습니다. 그저 OTP가 조금 더 효율적으로 변경됐으면 하는 바람이죠.
그나저나 이 OTP, 유격이 보이는데 분해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입니다.
다만, 온전하게 가져가야 그나마 무료로 교환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하니 다시 잘 넣어두어야겠습니다.